"감독의 권리를 능욕하지 마십시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양윤호입니다.
대한민국 영화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화되어 가는 중입니다. 지난 5월, 한국 영화는 다시 한번 세계 속에 높은 위상을 떨쳤습니다. 깐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님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극장가에는 1,000만 영화가 탄생하면서 다시 활력을 얻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를 이끄는 위치가 되었다 자부합니다. 관객들의 성원과 영화인들의 헌신으로 만든 성과입니다.
그런데 오늘 쿠팡플레이 〈안나〉 이주영 감독의 입장문을 전해 들었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이주영 감독은 2010년과 2011년 단편영화 〈주차를 위한 낯선 공간〉과 〈나의 오른쪽, 당신의 왼쪽〉으로 주목받은 후, 2014년 이병헌 배우 주연의 영화 〈싱글라이더〉로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한국 영화계의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최근 선보인 〈안나〉 역시 평단과 시청자의 관심 속에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늘 이주영 감독과 씨네 21의 단독 인터뷰를 보고 참담했습니다. 8부작으로 기획/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는 대화에서는 분노를 참기 힘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단독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한국영화감독협회는 영화예술 창작 주체인 감독의 권익을 옹호하고, 영상문화산업의 발전과 한국 영화의 세계적 위상 정립에 기여할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단체입니다. 현재 강우석, 강제규, 박찬욱, 봉준호 등 대한민국 영화감독 222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매년 춘사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인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입니다. 이주영 감독의 〈안나〉에 나오는 대사처럼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 그게 문제"니까요. 오만함과 어리석음에 맞서는 이주영 감독님, 힘내십시오! 우리도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뛰겠습니다.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감독이 요구한 크레딧 및 감독판 공개도 촉구합니다.
쿠팡플레이는 오늘 12일자로 8부작 감독판을 오후 8시에 공개하기로 했다.
쿠팡플레이 홈페이지 바로가기
쿠팡의 무단편집 및 편집권 남용 사태
감독의 허락없이 쿠팡측에서 외주 인력을 이용해 자기들 입맛에 맞게 편집권을 휘둘러 작품이 크게 훼손되었다. 8부작으로 편성되었으나, 6부작으로 축소하여 작품의 많은 이야기 연결고리가 크게 훼손되어 감독이 보여주고자 의도하고자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과 많이 벌어졌다. 그리하여 감독은 쿠팡 플레이측에 이의를 제기한다
2022년 8월 2일, 감독인 이주영 측에서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인 편집으로 작품을 훼손하고 감독을 모독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감독 측의 주장으로는 "처음 극본을 승인 받을 때부터 8부작으로 기획했고, 최종 마스터 편집본 역시 8회차로 편집되었으나 이후 쿠팡플레이 측에서 일방적으로 이 내용을 6회차로 축소 편집했다"고 하였다. 이에 이주영 감독은 "동의가 없이 만들어진 6회 분량 편집본을 인정할 수 없으며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 요청했지만 쿠팡플레이 측은 이를 무시한 채 공개를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이주영 감독 입장
감독을 배제한 채 '일방 편집'을 했다.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가 단순하게 작품의 길이뿐 아니라 작품의 의도까지 훼손했다고 주장했다.안나의 이주영 감독측 법률대리인은 4일 미디어오늘에 "쿠팡플레이측의 일방적 편집으로 인해, 극 중 유미(배우 수지)가 느끼는 감정과 행동의 개연성, 전체 서사의 입체감이 훼손되었고, 후반부 사건을 받치고 있는 전반부의 개연성과 과정을 생략한 결과 '안나'가 단순하게 연민이 느껴지는 거짓말쟁이의 해프닝에 관한 드라마로 성급하게 종료되었다. 2일 '안나'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이주영 감독이 직접 쿠팡플레이가 작품을 훼손했다는 입장문을 공개하고, '안나'의 편집감독도 함께 나선 상황이다.'안나'를 만든 이주영 감독은 2일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안나'를 편집해 공개했다"며 지난 6월24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안나'는 원래 8부작(회당 45~61분)이었으나, 쿠팡플레이 측에서 6부작(회당 45~63분)으로 일방적인 편집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6부작 '안나'에 대해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점, 씬 기능과 상관없는 컷을 붙여 특정 캐릭터의 사건을 중심으로 조잡하게 짜깁기를 한 결과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가 크게 훼손되었다"며 "한마디로, 도저히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정도로 작품이 훼손되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7년 11월8일부터 2021년 7월12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안나'를 집필하고 쿠팡플레이 측에서 이를 승인해 이 감독이 2021년 10월15일부터 올해 3월까지 촬영을 마쳤다고 주장했다. 쿠팡플레이는 4화까지의 가편집본에도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하지 않다가, 지난 4월21일 편집본 회의에서 재편집을 요구했다고 이 감독은 전했다. 이후 쿠팡플레이가 '아카이빙 용도'라며 편집 파일을 요구했고 이 감독은 거절을 하다가 결국 5월30일 이 감독은 '안나'의 마스터 파일을 쿠팡 측에 전달했다.
이후 6월2일 음악감독에게 추가 작업 협조요청을 했으나 음악감독이 거절했고, 6월7일 쿠팡플레이는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을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이 감독은 밝혔다.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한 것과 같이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일방적인 편집을 강행하는 것은 업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쿠팡플레이의 일방적이고도 고압적인 처사로 인해, 작품의 공개를 기다려온 현장 스탭들, 후반 스탭들, 조연 및 단역 배우들, 특별출연 배우들을 포함하여 '안나'를 함께 만든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았다. 제가 받은 상처는 둘째 치고, 감독으로서 그분들께 너무나도 미안하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입장
이러한 주장에 대해 쿠팡플레이 측은 "감독과의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이견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했으나 좋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추후 입장문을 통해 자세한 사실 관계를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주영 감독의 폭로 다음날인 2022년 8월 3일, 쿠팡플레이 측의 입장이 나왔다. 요약하자면 "감독의 편집 방향이 사전에 협의된 방향과는 많이 달랐고 이에 수개월 간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거절당했기에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계약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해 원래의 제작의도에 맞도록 편집을 했다." 는 주장이다. 동시에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8부작 감독판을 영등의 심위가 끝나는 대로 8월 중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감독과 6인의 스태프 반박
이러한 쿠팡플레이의 입장문을 본 이주영 감독 역시 재차 반박성 입장을 전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수개월 간 수정 요청을 했다고 주장하나 편집본 회의 당시 단 한 번의 수정 요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감독의 편집본은 처음 승인 받은 시나리오 최종고와 동일하다. 감독판 역시 처음에는 확장판이라고 밝혔다가 감독의 문제제기 이후에나 감독판이라고 했다. 계약에 명시된 권리를 주장하나 쿠팡플레이의 행동은 감독의 동일성유지권과 성명표시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행위이다. 쿠팡플레이의 입장문은 사실을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므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실행하겠다." 라며 쿠팡플레이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반박하며 다시 한 번 법적 대응을 천명했다.
2022년 8월 4일, 이주영 감독 측 입장을 지지하는 제작진들의 입장문이 전해졌다. 내용은 "이주영 감독의 주장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로 요약되며 쿠팡플레이 측의 주장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씨네 21에서 사건의 상세사항을 인터뷰한 기사가 나왔다. (자료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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