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본주택①] 무주택자가 꼭 알아야 할 부동산 키워드!
도, 무주택자 주거안정 위한 보편적 주거서비스 정책제안
적정임대료 내면 역세권 등 요지에 30년 이상 장기 거주 가능
“집주인이 들어온다고 나가라고 하는데 큰일이에요. 당장 이번 달 안으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네요.”
수원시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경숙(45) 씨는 요즘 틈만 나면 부동산 앱을 들여다보느라 바쁘다.
전세 기간이 만료되면서 새로운 전셋집을 찾아야 하는데 문제는 전세 물건 자체가 없고, 간혹 나와도 전세 가격이 매수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깡통 전세가 대부분인 상황.
이 씨는 “전세 매물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며 “지금 사는 근처는 너무 비싸서 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물건 자체가 없어서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법 개정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살 곳을 잃은 주거 난민이 현실화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제안한 ‘경기도 기본주택’이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30년 이상 장기 거주 가능
“수도는 공공서비스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요. 수돗물을 사용하기 위해 개인이 따로 우물을 파거나 수도관을 연결할 필요가 없죠. 집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공공서비스로 주거를 보장하면, 주거 불안이 생길 이유가 없습니다.”
지난 7월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 사장은 “앞으로의 주거 서비스는 수돗물 공급과 같이 복지를 넘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서비스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경기도 기본주택’을 제안했다.
경기도 기본주택은 소득이나 자산 등으로 입주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아파트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모델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전체 475만 가구 중 44%인 209만 가구가 무주택 가구다. 이 중 취약계층 및 신혼부부 등 약 8%의 가구만이 기존 정부 지원 임대주택의 혜택을 받고 있다.
전세 또는 월세 형태로 거주 중인 나머지 무주택 가구 36%는 치솟는 집값 마련에 전전긍긍하거나 전세 또는 월세 집에서 쫓겨나 다른 집을 알아봐야 하는 등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무주택자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지 않더라도 부담 가능한 적정 임대료를 내면서 쫓겨나지 않고, 평생을 거주할 수 없을까? 경기도 기본주택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 공공임대 입주자격 제한이 주거안정 사각지대 발생
현재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이나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복지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소득, 자산, 나이 등 입주를 위한 자격이 제한돼 있다. 자격에서 벗어난 무주택자는 어쩔 수 없이 민간임대 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GH공사는 “모든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을 이용하지 못하는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 주거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경기도 기본주택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임대주택은 ▲영구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행복주택 ▲장기전세주택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 ▲기존주택 전세임대주택 등 7가지다. 공급유형에 따라 거주기간과 입주자격, 임대료 등이 달라진다.
■ 공공임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해야
기존 공공임대주택이 취약계층을 우선하다 보니 일반 무주택자는 들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공공임대는 취약계층만 사는 곳으로 인식이 굳어져 오히려 기피 시설로 취급받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을 ‘휴거(휴먼시아+거지)’, ‘엘사(LH에 사는 사람)’로 놀리며 따돌리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 된 지 오래다.
이러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결국 사람들의 기피와 함께 민간임대 시장의 과열,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도는 공공임대주택의 부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해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 광교에 국내 최초 새로운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모델 조성
(https://gnews.gg.go.kr/briefing/brief_gongbo_view.do?BS_CODE=S017&number=41785)
기존 공공임대 주택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지역에 공급된다면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은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입지에 들어선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기도 기본주택은 이러한 중산층 임대주택 모델에 공공성을 더한 모델이다. 특히 아파트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춘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해 임대주택의 고급화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GH공사는 “중산층 임대주택은 민간임대주택으로서 분양주택에 버금가는 수익이 창출되는 임대주택 모델인 반면 기본주택은 공공임대주택으로서 지속적인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한 본전이 되는 임대주택 모델”이라며 “기본주택은 공공이 소유한 만큼 합리적인 임대료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사는(Buy) 것에서 사는(Live) 곳으로, 주거 인식 전환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주거 환경에 임대료 부담이 적은 임대 아파트가 있다면 굳이 평생 갚기 힘든 수억 원을 빌려서 아파트를 사는 일이 줄어들 거예요. 주택에 대한 인식이 사는(Buy) 것에서 사는(live) 곳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는 셈이죠.”
기본주택의 목표는 주택에 대한 인식을 소유가 아닌 거주로 전환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기본주택 입주가 또 다른 특혜가 되어선 안 된다.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도록 공급 물량이 충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GH공사가 기본주택 임대료를 임대주택 운영비 수준으로 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선 적자가 나지 않는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GH공사는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선 융자금과 이자, 수선유지비, 임대단지 운영비용 등이 보전돼야 한다”며 “기본주택은 임대주택 운영비만큼만 임대료를 받아 원가보전을 통한 대량 공급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기본주택 임대료(토지비 3.3㎡당 2,000만원, 용적률 500%, 기금지원 사업비의 80%, 이율 1% 기준)는 3인 가구 거주를 고려한 전용면적 59㎡ 주택은 월 48만5,000원, 4인 가구 거주를 고려한 전용면적 74㎡ 주택은 월 57만3,000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 보편적 주거서비스 제공 위한 제도 개선 관건
경기도 기본주택이 자리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도와 GH공사는 ▲무주택자 대상 장기임대주택 유형 신설하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 ▲핵심지역 역세권 용적률 500%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이율 1%대 인하 ▲중앙 및 지방정부, HUG 등이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 리츠 신설 등을 정부에 제안·건의했다.
이헌욱 GH공사 사장은 지난 7월 진행한 기본주택 기자회견 자리에서 “분양주택 위주인 기존 사업방식을 임대주택 건설 위주로 전환할 계획이고, 현재 경기도 기본주택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부지를 모색 중”이라며 “경기도 3기 신도시 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뉴스포털 이미영 misaga11@gg.go.kr 2020.10.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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